셀프쿡

"오늘 점심은 나랑 먹어요"라며 회사 온 와이프의 감동 도시락

머찌니7109 2013. 5. 10. 09:08

어제 회사에서 한참 일하고 있는데..

오전 11시쯤 와이프한테서 카톡이 들어오더군요..

 

이 시간에 카톡을 잘 보내지 않은 편이라, 뭐지하며 열어보니..

"오늘 점심은 나랑 먹어요"

 

점심을 사달라는 소리인줄 알고 무심코 대답했습니다..

"그래..뭐 먹고 싶어?"

그랬더니..

"잉"하고 더 이상 카톡이 없더군요..

 

그래서 오나 보다하며 간만에 좀 좋은데 데리고 가야겠다 싶었죠..

 

12시가 다 돼서 내려오라는 문자를 받고 내려가니...

생각지도 못한 깜짝 도시락을 들고 왔네요..ㅋㅋㅋ

 

그제서야 생각났네요..

오늘 아이 소풍때문에 아침부터 김밥이랑 샌드위치 만들고 있었다는걸..

맛있겠다 하면서 여느때처럼 그냥 출근했는데..

 

아침도 안먹고 출근한 제 생각이 나서 싸왔다네요..

아이 선생님꺼랑 같이 싸서 김밥밖에 안남았다며 오히려 미안해하는데..

그게 뭐 대숩니까..^^

감동먹었는데..ㅋㅋ

여자만 작은데 감동하는 거 아닙니다..남자도 감동합니다..^^;

 

와이프의 깜짝 김밥 도시락입니다..

그냥 남은 김밥을 밀페용기에 담아온거지만, 참 좋더군요..

회사 앞 공원 벤치에 앉아 둘이 먹었습니다..

사실 제가 거의 다 먹었네요..

 

 

보온병에 뜨거운 물도 담아와서 국물대신이라며 컵라면도 하나 공원에서 바로 끓여주네요..^^

 

 

고등학교때 배웠던 수필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 떠올랐습니다..

저는 왕의 한끼 느낌을 받았네요..^^;;

 

 

공원 나무들 사이로 테크노마트가 살짝 보입니다..

공원벤치에서 둘이 김밥 먹으면서 데이트하니 기분 새롭더군요..

 

 

기분좋게 점심먹고, 집으로 가려는 와이프 손을 잡고 회사 근처 까페에 가서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오붓하게 둘이 대화도 나눴습니다..

 

 

와이프는 마끼아또, 저는 라떼..

마끼아또가 너무 달아서 나중엔 라떼랑 섞어 마셨습니다..

의외로 라떼와 마끼아또를 섞어 먹으니 괜찮더군요..ㅋㅋ

 

 

와이프의 깜짝 방문으로 즐거웠던 점심시간이었습니다.

가끔 이렇게 먹으면 참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