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과 사진

호남의 절경 강천산

머찌니7109 2009. 7. 23. 21:21

회문산 휴양림에서 나와 20분 거리의 강천산으로 향했다..

전날 쏟아진 비로 깨끗하게 씻긴 주변의 산천은 온갖 묵은 때를 갓 벗겨낸 듯 싱그럽기 그지 없었다..

차창을 모두 열고 시원스레 드라이브 하듯 강천산 입구에 도착했다..

 

전북 순창에서 전남 담양에 걸쳐 있는 강천산은 우리나라 100대 명산 중 하나로, 맑고 깊은 계곡과 기암절벽, 멋진 폭포등의 수려한 경치로 "호남의 소금강"이라는 찬사를 받는 산이다..

특히 단풍명산으로 유명한데, 절정기인 11월초엔 아기단풍의 붉은 빛이 절색을 뽐낸다고 한다..

이러한 아름다운 자연경관때문에 우리나라 최초로 군립공원으로 지정된 곳이기도 하다.. 

 

입구 주차장에 파킹을 하고 관광안내소에 들러 관광지도를 챙기고 안내소 가이드분이 알려준 가장 쉬운 코스(가족들이 산책하기 딱 좋은 코스)를 선택해 발걸음을 뗐다..

 

주차장 옆 상가단지를 지나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바로 매표소가 나온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어른 1,000원 어린이 400원) 100여미터 나아가면 도선교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그림같은 병풍폭포(병풍바위)가 있다. 산책 시작부터 와~~하는 감탄사를 절로 나오게 하는 곳이다..

안내푯말에 의하면, 높이가 40m에 이르는데 이곳을 지나면 죄진 사람도 깨끗해진다는 전설이 있다고 한다..

 

 

병풍폭포 아래 계곡물은 간밤의 비로 수량이 풍부하다..

 

 

도선교를 지나면 우측으로 넓은 공터가 있다..

이곳에 신발을 보관할 수 있는 신발보관함과 발을 씻을 수 있는 수도시설이 있는데, 맨발 산책족들이 애용한다고 한다.. 

 

강천산 산책길은 흙과 모래로 다진 자연산책로이기 때문에 지압효과가 있어 맨발 산책시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여 여기 저기 맨발 산책을 유혹하는 사진들이 보였다..

우리 일행도 냅다 생각없이 신발을 보관함에 넣고 산책에 나섰는데, 얼마 못가 후회했다..발바닥도 아프고 다리가 힘들어서였다..강천산이 처음이신 분들은 왠만하면 불편해도 신발을 들고 잠시동안만 맨발 산책을 즐기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우리처럼 보관함에 신발 맡겼다간, 산책 내내 맨발의 아픔을 감수하는 수 밖에 없으니까..-.-;;

 

신발을 맡기고 금강교를 건너면 본격적인 산책로에 접어들게 된다..

산책로를 따라 강천산의 깊고 맑은 계곡들이 끝없이 이어진다.

 

 

 

산책길을 얼마간 오르다보니, 아기자기한 이름모를 폭포가 보인다..

얇은 커텐처럼 흩뿌려지는 모습이 귀엽게 느껴졌다..높이는 대략 10-15m...

 

 

 

 아기 폭포를 지나도 계곡과 바위들은 계속해서 이어진다.. 

 

 

송음교를 넘으면 휴식공간이 나오는데, 웅장한 바위와 바위 밑 벤치, 그리고 유래를 알 수 없는 남근석이 보인다..

 

 

남근석을 뒤로 하면 바로 옛날에 용이 살았다는 아랫 용소와 천우폭포가 나온다..

초입의 병풍폭포만큼이나 멋진 곳이다..

 

 

용소와 천우폭포 옆은 메타세콰이어 나무 한무리가 줄지어 서있어 목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운치있는 메타세콰이어길을 지나 계곡을 따라 걸어 극락교를 건너면 강천산의 사찰인 강천사 일주문이 나온다..

 

 

 

일주문인 강천문을 통과하면 왼쪽 계곡으로 수많은 돌탑들이 눈을 끄는데, "사랑과 행복을 기원하는 돌탑들"이라는 안내판까지 서있다..평소 절에 가면 쌓여진 돌탑에 조그만 돌 하나는 얹곤 했던지라, 두 손 걷어붙이고 나의 행복탑을 공들여  쌓았다..^^

 

 

돌쌉을 쌓고 바로 앞에 있는 강천사에 들어갔다..

신라 진성여왕 1년(887년) 도선국사가 창건한 오래된 절인데, 세월과 전쟁을 겪으면서 사찰의 세가 많이 위축된 듯 했다..

현재는 비구니의 도량으로 전승되고 있다 한다..

 

임란,625전쟁때도 소실되지 않고 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5층석탑과 강천사 대웅전, 그리고 경내의 모습이다..멀리 이름모를 암자와 툭 튀어나온 망배단의 모습도 보인다..

 

 

강천사를 나오면 삼인대와 절의탑이 있다..

삼인대는 중종반정 후 왕비폐위와 관련하여 순창지역 세 선비가 각자의 관인을 소나무에 걸고 의를 맹세했다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고, 절의탑은 2003년에 순창삼인선양문화회에서 순창 300개 마을에서 각각 2개씩의 돌을 모아 위 세 분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세운 탑이라 한다.. 

 

 

강천사 일대 구경을 마치고 강천산의 명물인 구름다리(현수교)를 향해 길을 바삐 재촉했다..

너무 여유롭게 산책을 했던것인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이었다..

윗 용소를 지나니 오른쪽으로 거대한 절벽과 그 위로 아찔하게 구름다리가 보였다..

 

 

오른쪽 능선을 타고 계단을 성큼 성큼 올라 구름다리에 도착했다..

모습 자체가 장관일뿐만 아니라, 높이 50m의 공중에 떠 있다보니 절로 아찔함이 느껴졌던 곳이다...

 

 

구름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다..구장군 폭포로 가는 다리와 멀리 절벽에서 떨어지는 물줄기 보인다..

 

 

구름다리를 건너 건너편 나무계단으로 내려오다 만난 다람쥐..

날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 듯, 멀리 달아나지 않고 나와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같이 내려온 녀석이다..--;

 

 

나무 계단을 내려와 왼쪽 다리를 건너 오늘 산책의 종점, 구장군폭포를 향해 부지런히 걸었다...

저 멀리 구장군폭포가 보이기 시작했다..

 

 

구장군폭포는 두개의 폭포로 이루어져 있고, 옛날 삼국시대 전 마한시대의 아홉장군에 대한 전설이 있다하여 이름 붙여졌다.

왼쪽과 오른쪽 폭포의 각각 모습이다..

 

 

구장군폭포 아래는 송어들로 가득했다...

폭포 주변은 테마공원으로 잘 꾸며놓아 휴식을 취하기에 그만이었다..

폭포뒤 정자와 암벽이다..암벽옆으로 보이는 굴은 수좌골이라고 한다.. 

 

 

구장군폭포 앞에서 한가롭게 사진도 찍고 휴식도 취한 다음, 오던 길을 그대로 되밟고 내려와 보니 시간은 오후 5시경을 향하고 있었다...매표소부터 감안했을때 구장군폭포까지 왕복으로 대략 3시간 30분정도 걸린 것인데, 워낙에 여유를 부렸던 탓이었다..보통 걸음이라면 이코스는 1시간 반정도 걸린다고 한다..

 

20년만에 다시 찾아온 강천산은 오전에 봤던 회문산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높지 않아 사람의 접근이 용이하면서도 수많은 기암절벽과 맑고 긴 계곡, 수려한 폭포등 보기 드문 절경들을 모두 가지고 있어 찾아 오는 이로 하여금 후일을 기약하게 하는 매력적인 곳....또 얼마나 시간이 흘러야 다시 찾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산행내내 눈과 몸이 즐거웠던 이 강천산을 쉽사리 잊지는 못할 거 같다..

 

담양편은 다음에..